수집, 2009-2018

하루는 명동 번화가에 있는 싸구려 액세서리 가게를 지나는데, 하얀 백열등 조명 아래 걸려 있는 수 백 개의 귀걸이들, 그리고 액세서리 바구니를 들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묘한 감정을 느꼈다. 그곳의 귀걸이는 내가 작업대에서 몇 주에 걸쳐 힘들게 만들었던 ‘작품’과는 너무 큰 괴리가 있었다.

그러나 그 싸구려 액세서리를 고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의 모습은 나와 비슷하게 느껴졌다. 값이 비싸 봐야 3000원 정도 했을까. 대충 본드로 붙여 만든 것들, 오래 끼고 있으면 귓불이 가려워지는 것들, 가짜 보석들, 내 서랍장을 채우고 있는 반짝이는 것들, 내 얇은 지갑으로 누릴 수 있는 사치.

Collection, 2009-2018

One day in Seoul’s ostentatious Myeong-dong neighborhood, I walked past a shop selling cheap accessories, and I felt a strange emotion at the hundreds of earrings hanging under white light bulbs and the customers with their baskets of accessories. There was too large a gulf between those earrings and the ‘works of art’ I had spent weeks creating at the workbench, but the customers picking through the accessories seemed somehow similar to me. The most expensive things in the store might have cost 3000 won. Things stuck together with glue, things that make your earlobes itch if you leave them in too long, fake gemstones, the shiny things filling my jewelry drawer, the only luxuries I could afford with my thin wallet.

Collection, 2010-2018

Exhibition view (너의 목소리 Your voice needs you, KCDF gallery, 2018)